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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리스 로마 신화 : 레토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7. 26. 16:59
레토의 쌍둥이 남매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어머니를 모욕한 니오베의 자식들을 처벌하여 어머니의 명예를 지켰다. 이처럼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레토 여신의 가장 큰 자랑이자 행복이었다. 그러나 레토 여신이 이토록 큰 행복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레토는 티탄인 코이오스와 포이베의 딸로, 아름다운 외모와 온화한 성격으로 제우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레토는 쌍둥이를 임신했고, 이 소식은 곧 헤라의 귀에 들어갔다. 헤라는 몹시 분노했는데, 이는 레토가 낳은 자식들이 제우스 다음가는 권력을 누릴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라는 태양 아래 드러난 어떤 땅이든 레토의 해산을 돕는다면 바다에 잠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헤라의 경고는 모든 대지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었고, 레토는 출산할 장소를 찾기 위해 끝없이 방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출산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걸었지만, 어디서도 그녀를 맞아주지 않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헤매던 중, 레토는 바다를 떠다니는 델로스를 만났다. 델로스는 레토의 처지와 비슷하게 바다를 떠도는 황량한 바위섬이었다.
델로스는 레토를 불쌍하게 여겨 피신처를 제공해주었고, 이곳에서 레토는 헤라의 저주를 피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었다. 그렇게 헤라를 제외한 모든 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탄생했다. 그러나 레토가 위대한 두 자녀를 얻었다고 그녀의 괴로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헤라의 분노가 여전히 레토를 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막강한 여신의 분노를 피해 레토가 리키아라는 지역에 도착했을 때였다. 오랜 방랑과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레토는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도 쌍둥이 남매는 탐욕스럽게 어미의 젖을 빨아먹을 뿐이었다. 레토는 근처에 맑고 시원해 보이는 연못을 발견한다. 여신이 목을 축이기 위해 연못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을 때, 주변에서 갈대를 꺾던 농부들이 그녀를 막아섰다.
여신은 자연의 모든 것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니, 물 마시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 부탁했다. 위대한 모성의 여신이 이토록 간청함에도 농부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연못에 뛰어들어 진창을 만들어버렸다. 이 무식한 자들은 계속 소리를 지르며 여신을 위협했다. 모욕을 느낀 여신은 갈증을 잊어버릴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고, 그들에게 합당한 벌을 내리기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
그러자 고함치던 농부들의 목이 기이하게 부풀어 올랐고, 등이 머리에 딱 달라 붙어버렸다. 그들은 끊임없이 연못과 둑을 오르내리며 맑은 물을 흙탕물로 만들었고, 부푼 목으로 기이한 쇳소리를 내어 주변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그렇게 불경한 농부들은 초록색 개구리로 변신하여 평생 연못 속에서 살게 되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헤라의 눈치만 보던 제우스도 레토의 고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 제우스는 위태롭게 바다를 떠도는 델로스 섬을 쇠사슬로 고정시켜 레토의 안전한 휴식처로 만들어 주었다. 마침내 델로스와 레토의 방랑은 끝이 났으며 둘은 안식을 얻었다. 이후 태양과 달의 신들이 태어난 델로스에는 점점 신성한 기운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렇게 델로스는 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번영했고, 헬라스(그리스)에서 가장 신성한 땅이 되었다.참고자료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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