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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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그리스 로마 신화 :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5. 24. 12:16
메두사의 머리를 손에 넣은 페르세우스는 구름을 가르며, 어머니가 있는 세리포스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변덕이 심한 바람들은 페르세우스를 쉽사리 집으로 보내주지 않았다. 페르세우스는 부유하는 구름들 처럼 자꾸만 공중을 배회했다. 그러던 중 날이 저물자 어둠이 두려워진 그는 서쪽 세계의 어느 왕국에서 날개짓을 멈추었다. 페르세우스가 도착한 왕국은 거인 아틀라스가 지배하는 땅이었다. 아틀라스의 왕국은 지구에서 가장 먼 곳에 있었고, 태양신의 천마들이 지친 몸을 누이러 가는 곳이었다. 이곳을 침략하려는 이도 없었기 때문에, 아틀라스의 땅에서는 그저 황금색 나무의 열매들만이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땅에 내려앉은 페르세우스는 환대를 바라며 아틀라스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이 위대한 제우스의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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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그리스 로마 신화 : 페르세우스와 메두사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5. 22. 16:44
절벽에서 떨어진 이노가 바다의 여신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신들의 개입 덕분이었다. 헤라의 복수가 오히려 그녀에게 큰 행운을 가져다준 것이었다. 인간의 삶은 이처럼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신들의 의지에 따라 극적으로 변화한다. 이노의 사례처럼 똑같이 바다에 던져졌으나 살아남은 모자 (母子) 가 또 있었는데, 바로 다나에와 그녀의 아들 페르세우스이다. 다나에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중앙부에 위치한 아르고스라는 국가의 공주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아르고스의 국왕 아크리시오스로, 하나뿐인 딸인 다나에를 끔찍이 아꼈다. 그러나 아크리시오스는 델포이의 신탁을 통해 외손자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왕은 이 예언에 공포를 느꼈고, 다나에를 청동으로 만든 탑에 가두어 외부와 완전히 차단시켰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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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리스 로마 신화 : 이노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5. 20. 21:40
디오니소스가 불러온 광란의 축제 속에서 펜테우스가 끔찍하게 살해되자, 테베 전역에서 디오니소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노라는 여인은 새로운 신의 위력에 심취하여, 어딜 가든지 디오니소스의 위대한 능력을 증언하곤 했다. 그녀는 보이오티아의 왕 아타마스의 아내이자, 테베를 건국한 영웅인 카드모스의 딸이었다. 이노는 카드모스의 다른 딸들, 즉 그녀의 자매들과는 달리 별다른 비극에 희생되지 않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헤라는 그런 이노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혼과 가정을 주관하는 여신은 제우스와의 불륜으로 태어난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그녀가 역겨웠다. 분노한 헤라는 결국 디오니소스가 펜테우스를 죽였던 방식 그대로 이노에게 복수하기로 결정한다. 헤라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어둠과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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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그리스 로마 신화 : 헤르마프로디토스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3. 17. 16:00
튀르키예의 남서쪽에 불가사의한 힘이 깃들어 있는 샘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악명높은 살마키스의 샘이다. 이 샘물에 닿은 사람들은 별안간 사지가 물렁해지고 몸의 성질이 변하여, 결국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질을 절반씩 가지는 양성구유자가 되었다. 이 샘은 원래는 평범한 샘이었지만, 강의 님프인 살마키스의 뒤틀린 사랑때문에 지금의 기묘한 성질을 갖게 되었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불륜으로 태어났고, 님프들에 의해 길러졌다. 그는 부모들을 닮아 매우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라났다. 그는 낯선 땅을 방랑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열다섯이 되었을 때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산과 강을 유람했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세상을 떠돌던 중 바닥에서부터 환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한 연못을 보게되었다. 연못은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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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리스 로마 신화 : 클리티아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3. 10. 15:28
태양신이 이끄는 마차가 세상을 밝혀주었기 때문에,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간통을 태양신이 최초로 목격한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미의 여신과 전쟁의 남신이 은밀하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본 태양신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즉시 아프로디테의 남편인 헤파이스토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헤파이스토스는 크게 상심했고, 맡고 있던 대장장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지경이 되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추스른 헤파이스토스는 아내와 파렴치한 상간남에게 한 가지 복수를 계획했다. 솜씨 좋은 장인들의 신이었던 헤파이스토스는 청동을 아주 가늘게 뽑아 그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뽑아낸 그물은 매우 가늘었기 때문에 신들의 눈에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헤파이스토스는 청동 그물을 가지고 태양신이 귀띔해준 불경한 침대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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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그리스 로마 신화 : 피라모스와 티스베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3. 1. 20:20
펜테우스의 비극으로 점철된 낙소스 섬에서 지중해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바빌론이라는 도시가 나온다. 바빌론은 전설 속 세미라미스 여왕이 벽돌을 이용해 쌓아 올렸다는 견고한 도시다. 이곳에 피라모스라는 청년과 티스베라는 처녀가 있었다. 둘은 얇은 담장 하나를 경계로 나란히 붙어 있는 이웃집에 살고 있었다. 피라모스와 티스베는 둘 다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어린 시절부터 자주 마주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양가 부모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둘의 사랑은 금지되어 서로 만날 수 없게 되었다. 피라모스와 티스베는 그저 담장을 더듬으며 건너편에 있을 연인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다. 둘의 사랑은 갈수록 커졌기 때문에, 벽에 난 작은 틈을 발견하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 연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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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리스 로마 신화 : 펜테우스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2. 25. 16:46
나르키소스의 죽음은 테베 전역으로 퍼졌고, 이를 예언했던 티레시아스의 명성도 함께 유명해졌다. 하지만 당시 테베의 왕이었던 펜테우스는 앞도 못 보는 맹인이 어둠 속에서 무엇을 보겠냐며 티레시아스를 무시했다. 이에 티레시아스는 왕의 운명을 점치며 다가올 무서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맹인은 당신의 이모인 세멜레가 낳은 디오니소스가 곧 새로운 신으로서 이곳에 돌아올 것이라 말했다. 만약 왕이 합당한 대우로써 신을 대접하지 않는다면, 몸이 갈기갈기 찢길 것이고 가족들은 그 피로 붉게 물들 것이라 경고했다. 하지만 신들도 우습게 보던 펜테우스는 코웃음 치며 예언을 무시했다. 티레시아스의 예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적중했다. 테베의 들판 곳곳에서 디오니소스 축제의 고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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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그리스 로마 신화 : 에코와 나르키소스 (2)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4. 2. 24. 15:59
한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하고 투명한 연못이 하나 있었다. 목동들도 연못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들짐승과 새들마저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연못만이 홀로 반짝이고 있었다. 깊은 적막을 깨며 나르키소스가 연못에 도착했다. 사냥과 더위에 지쳤던 나르키소스는 고고하게 빛나고 있는 연못을 발견하자 홀린 듯이 다가갔다. 목을 축이기 위해 나르키소스가 샘물을 뜨려고 한 순간, 더 큰 갈증과 허기가 엄습했다. 이 지독한 결핍을 유발한 것은 연못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르키소스가 연못 속에서 본것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인간의 형상이었다. 물 속의 인간은 대리석으로 깎아 놓은 것처럼 완벽했고, 두 눈은 천상의 쌍둥이별처럼 빛났다. 나르키소스가 그와 눈을 마주치자 별안간 그의 온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