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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리스 로마 신화 : 데우칼리온과 피라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3. 12. 12. 21:49
산의 봉우리가 별들과 이웃하고, 그 꼭대기가 구름보다 높은 산이 있었는데, 바로 파르나수스산이다.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피라는 대홍수가 일어나자 파르나수스산으로 도망쳤다. 부부는 누구보다 정의를 사랑하고 신들을 경외하는 사람들이었다. 제우스의 그칠 줄 모르던 분노도 시선이 그들에게 이르자, 이내 사그라들었다.
바다는 더 이상 분노하지 않았으며 땅이 솟아올랐고, 수량이 줄어들자 점점 더 많은 땅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토록 많던 남자중에 단 한 남자만이 남았으며, 그토록 많던 여자중에 단 한 여자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심판이 끝났음에도 부부는 흐느껴 울고 있었다.
내가 흙을 이겨서 영혼을 불어넣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이제 인간의 종족은 우리 둘만 살아남았을 뿐이오.
이는 신들이 결정한 일인듯 하니, 우리는 인류의 모범이 되어야 하오.
- 데우칼리온어찌할 바를 모르던 부부는 신성한 신탁의 도움을 청하기로 하고, 지체없이 여신의 사당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부부는 옷과 머리를 단장하고 신전의 차가운 돌에 입을 맞추며 신탁을 구했다. 부부의 모습에 감동한 여신은 인류를 구원할 신탁을 내려주었다.
이 신전에서 떠나가 머리에 베일을 두르고 옷의 허리띠를 푼 다음,
네 위대한 어머니의 뼈들을 등 뒤로 던져라.
- 여신의 신탁수수께끼 같이 모호한 신탁의 말씀에 부부는 당황했지만, 현명한 프로메테우스의 아들 데우칼리온은 신탁의 진의를 금세 파악했다. 위대한 어머니는 대지를 의미하고, 어머니의 뼈란 대지의 돌들을 가리킨 것이었다. 그들은 신전에서 물러나 머리에 베일을 두르고 허리띠를 푼 다음, 지시 받은 대로 등 뒤로 돌들을 던졌다. 그러자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부부의 등 뒤로 떨어진 돌들은 점점 물렁해지더니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물체는 점점 더 커지더니 온화한 특성을 갖추었고 조금씩 인간의 형상을 띄게 되었다. 그 중에서 습기를 취해 축축해진 부위는 변모하여 살이 되었고, 딱딱하여 굽힐 수 없는 부위는 뼈가 되었다. 남자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여자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갖추었다. 그렇게 인류는 고난을 견디는 강인한 종족으로 거듭났다. 이것이 인류의 근원에 대한 서사이다.
참고자료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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