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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리스 로마 신화 : 아폴론과 다프네 (1)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3. 12. 13. 18:10
제우스의 분노가 끝나고 세상의 강들이 물길을 원래 방향으로 돌리자 신선한 진흙이 드러났다. 천상의 별인 태양에 의해 진흙이 가열되자 여러 생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수분과 열기가 균형을 이루었을 때 생명이 탄생하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이 두 가지로부터 만물이 생겨났다. 개중에는 옛날의 모습을 되찾은 것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이룬 것도 있었다.
대지도 모르는 사이 피톤이라는 거대한 공포가 생겨났는데, 피톤은 들어본 적 없는 거대하고 사악한 뱀이었다. 피톤의 악행에 분노한 궁수 신 아폴론은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산중으로 향한다. 역시 피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는데, 아폴론이 1,000발의 화살을 다 쏘고 나서야 피톤은 독을 뿜으며 죽었다. 아폴론은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신성한 게임을 만들었고, 피톤의 이름을 따 피티아라고 명명했다. 피티아에서 우승한 사람은 아폴론이 주는 나무가지를 받았는데, 당시에는 월계수가 없었기 때문에 아폴론은 아무 가지나 꺾어서 우승자를 기념해 주었다.
한편 본래 다른 신들보다 용맹하고 아름다웠던 아폴론은 원래부터 방자한 성격이었지만, 피톤을 죽인 후 그의 오만함은 극에 달했다. 하루는 아폴론이 사랑의 신 에로스가 활을 쏘는 모습을 보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었다. 피톤을 무찌른 자신의 업적에 비해, 남녀의 사랑을 부추기는 에로스의 활은 장난감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이 방자한 소년아, 그런 남성적인 무기로 뭘 하려는 것이냐?
그건 내 팔과 어깨에나 어울리는 무기지.
거대한 뱀 피톤을 화살을 무수히 쏘아 죽인 게 바로 나야.
너는 네 화살로 이런 저런 사랑의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세운 무공은 세울 수가 없어.
- 아폴론아폴론의 빈정대는 말을 들은 에로스는 곧장 공중으로 날아올라, 파르나수스 산의 꼭대기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에로스는 무언가를 찾는 듯 눈을 찌푸리더니, 이내 두 종류의 화살을 품에서 꺼냈다. 두 화살의 끝에는 피톤의 송곳니보다 날카롭고 무서운 화살촉이 빛나고 있었다. 에로스는 결심을 마친듯 활시위를 당기었고, 동시에 아폴론의 끔찍한 비극이 시작되었다.
참고자료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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