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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리스 로마 신화 : 헤르메스와 바투스한입크기 인물사전/그리스 로마 신화 2023. 12. 28. 18:10
아폴론의 연인 코로니스가 죽은 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일이다. 아폴론은 자신의 소들을 살피기 위해 들판에 나갔지만, 연인을 잃은 슬픔에 도무지 소떼를 돌볼 수가 없었다. 음악의 신 아폴론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하염없이 팬플룻을 부를 뿐이었다. 주인이 한눈판 사이 소들은 정해진 구역을 이탈하기 시작했고, 아폴론이 있는 들판에서 점점 멀어졌다.
하필 장난기 많은 헤르메스가 이 광경을 보고 있었고, 곧장 목동으로변신하여 소들에게 다가갔다. 헤르메스는 재빨리 아폴론의 소들을 근처의 숲속으로 숨겨버렸다. 일을 마친 뒤 헤르메스는 모른 체하며 도망가려 했으나, 근처에서 말을 돌보던 바투스라는 노인과 눈이 마주친다. 헤르메스는 바투스가 아폴론에게 사실을 밀고할 것을 두려워하여 그를 회유하기 시작했다. 헤르메스는 방금 훔친 소떼 사이에서 훌쭉한 암소 한마리를 노인에게 건네며 비밀을 지켜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자 바투스는 흔쾌히 수락하며 이렇게 말했다."나는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차라리 저쪽에 입없는 돌멩이가 밀고하는 게 더 빠를 것이오."
- 바투스노인의 약속을 받은 헤르메스는 떠나가는 척 하고서는, 숲속으로 들어가 살찐 황소 두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헤르메스는 목소리와 모습을 바꾼 뒤 모른 체하며 바투스에게 다가가 황소 두마리를 댓가로 소들의 행방을 물었다. 바투스는 보상을 탐하여 변장한 헤르메스에게 모든 것을 밀고했다. 그러자 헤르메스는 예상했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바투스를 꾸짖으며 돌로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약속을 어긴 바투스는 가장 시끄러운 돌인 부싯돌이 되어 오늘날까지 억울함을 중얼거리게 되었다.
뒤늦게 소들이 사라진 걸 눈치 챈 아폴론은 수소문 끝에 헤르메스의 소행인 걸 알아챈다. 분노한 아폴론은 당장 헤르메스에게 달려가 소를 돌려달라고 한다. 발뺌하던 헤르메스는 제우스가 개입하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소를 돌려주게 된다. 이복형 아폴론이 무서웠던 헤르메스는 소를 돌려주러 가는 길에 자신이 만든 악기인 리라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음악의 신인 아폴론은 금새 처음보는 신기한 악기에 푹 빠져들었다. 이를 눈치챈 헤르메스는 리라와 소들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아폴론은 흔쾌히 수락했고 오히려 소들을 모는 데 쓰라고 케뤼케이온(카두케우스)라는 지팡이까지 선물로 주었다. 그렇게 둘은 더없이 친한 형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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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리스 로마 신화 : 아스클레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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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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